고양이와 춤을 (Dance With The Cat)
소히(Sorri)
Tracklist
- 01 고양이와 춤을 (Dance With The Cat)
About This Album
소히 [고양이와 춤을] 20대 중반부터 함께 산 냥갱이는 털이 밤양갱 색이라서 냥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. 1년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, 미래에 대한 현실 감각이 유독 떨어지는 경험형 인간인 나는, 이렇게 나이 든 냥갱이와 40대 여성으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었다. 그냥저냥 시간을 보내며 그렇게 나의 특별한 한 시절을 냥갱이와 같이 지나왔다. 혹독하게 춥고 늘어지게 더운 옥탑방 단칸방에서 냥갱이는 너른 초원을 달리듯 벽을 타는 신공을 보이며 밤마다 우다다를 했고 다음 날 출근해야 했던 나는 참 짜증도 많이 냈었다. 2007년 냥갱에게 쓴 <미안해>라는 곡으로 해피로봇레코드의 <고양이 이야기> 컴필레이션에 참여했다. CD 속지에는 반려묘와 함께 찍은 참여 뮤지션들의 사진과 반려묘에게 남기는 짧은 글이 실렸고 다들 애정이 가득한 메시지를 남겼는데, 난 "냥갱, 제발 기타 타지 말고, 컴퓨터 자판 위 좀 걷지 마!!" 라고 적었다. 그만큼 모든 영역을 장악할 수 있었던 냥갱이는 이제 19살이 되어 의자를 거쳐야만 책상 위를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는 노묘가 되었다. 요즘은 부쩍 내게 많이 안기고, 붙어 있으려 하고, 쓰다듬어 달라고 마우스질 하는 내 손에 자기 머리를 들이민다. 마치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아는 것처럼 사랑을 표현한다. 가벼워진 몸으로 내 어깨에 안기면, 리드미컬하고 크게 그르릉거리며 내 볼에 한참 자기 이마를 부비다가, 충분히 했으니 그만 됐다는 듯 자지러지는 울음소리를 내며 품을 벗어난다. 그 시간이 꼭 냥갱이와 왈츠를 추는 것 같았고 그르릉 소리는 음악 같았다. 냥갱이를 보며 나를 겹쳐 본다. 빛나던 시절과 나이가 든 지금,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. 냥갱이와 함께 살며 성장하고 배운 것들이 있고 지금 냥갱이의 모습이 내게 가르쳐주는 것들이 있다. 서로를 위로하며 걸어온 세월에 냥갱이가 있어 참 좋았다. [Credit] Lyrics by 소히 Composed by 소히 Arranged by 소히 Vocal, Nylon Guitar, Bass, Tambourine, Drum & Synth Programming by 소히 Piano by 고찬용 Fx by 냥갱 Mixed & Mastered by고찬용